사회

[신간] 미야케 가호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출간…베스트셀러가 된 퇴사의 이유

스페셜타임스 2026. 7. 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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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동안 책이 읽히지 않던 시간을 정면으로 응시한 미야케 가호의 신작. 사표 한 장 뒤에 남은 문장들과, 이 책이 독자들의 베스트셀러가 된 까닭을 따라갑니다.

가방 속 책이 늘 그대로였던 날들

안녕하세요.

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펼쳤다가 두 장도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덮어본 기억, 아마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읽어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미세한 차이를 정면으로 붙들고 늘어진 책 한 권이 지금 독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번지고 있습니다.

미야케 가호의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입니다.


문장을 사랑하던 사람이 사원증을 달다

저자 미야케 가호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서평가이자 에세이스트입니다.

책을 읽고 그 감각을 언어로 옮기는 일에 오래 매달려온 사람이면서, 동시에 평일 아침이면 사원증을 목에 걸고 사무실로 향하던 직장인이기도 했습니다.

읽는 재능과 읽을 수 없는 현실, 이 두 가지가 한 몸에 들어앉아 있었던 셈입니다.

일과 독서 사이의 어긋남을 파고든 전작으로 이미 많은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 바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그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립니다.

남을 설명하던 사람이 마침내 자기 이야기를 꺼내 든 것입니다.


사표 한 장이 열어젖힌 시간

제목은 이미 하나의 선언입니다.

책을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다는 문장은, 얼핏 보면 무모한 낭만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것이 낭만이 아니라 절박함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 내어주고 남은 시간에는 활자를 받아들일 여력조차 없던 사람이, 결국 삶의 구조 자체를 바꾸기로 결심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사표는 도피가 아니라 되찾기 위한 선택으로 놓입니다.


첫 장을 여는 조용한 고백

이 책의 문은 요란하지 않게 열립니다.

거창한 사건도, 극적인 결별도 없이 그저 책상 위에 오래 놓여 있던 한 권의 책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표지가 조금 바랬을 만큼 오래 방치된 책, 몇 달째 같은 쪽에 꽂혀 있는 책갈피.

그 사소한 오브제 하나가 저자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조용한 경보였습니다.


읽지 못하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

이 책이 다정한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자는 책을 읽지 못하는 자신을 게으르다거나 의지가 약하다고 꾸짖지 않습니다.

대신 왜 그런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차분히 해부합니다.

집중력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들어와 앉았는지, 짧은 영상과 알림에 길든 감각이 긴 호흡의 문장을 어떻게 밀어내는지를 하나씩 짚어냅니다.

읽기의 실패를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삶의 조건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시선입니다.


노동이 앗아간 것은 시간만이 아니었다

퇴사 이후의 나날이 곧장 낙원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비어버린 시간은 처음엔 자유가 아니라 불안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마음껏 읽어도 되는데도 손이 잘 가지 않던 초반의 어색함,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밀려오던 현실감, 그럼에도 한 권을 끝까지 읽어냈을 때 몸속에서 되살아나던 감각.

저자는 그 굴곡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습니다.

노동이 앗아간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의 여백이었다는 깨달음이, 이 대목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춥니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며 오래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독자들은 여기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읽고 싶은데 읽지 못하는 사람, 좋아하던 것을 어느새 잃어버린 사람, 일을 잘해내는 동안 정작 자신이 얇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더 열심히 살라고 등을 떠밀 때, 이 책은 반대편에서 잠깐 멈춰 서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위로가 아니라 정직한 관찰이기에 더 깊이 남는 문장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남겨둔 것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독서라는 주제를 넘어섭니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지속되는가 하는 더 큰 물음으로 번져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저자가 도달하는 자리는, 처음에 짐작했던 결말과는 사뭇 다른 온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답이 무엇인지는 여기에 적지 않으려 합니다.

마지막 쪽을 덮은 뒤 한동안 표지를 내려다보게 되는 그 몇 초가,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진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책장에 사둔 책이 쌓여만 가는 분, 읽고 싶은 마음과 읽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서 자책하던 분께 권합니다.

퇴사를 고민하는 분에게도, 퇴사할 생각이 전혀 없는 분에게도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회사를 그만두라고 부추기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한 번쯤 정확히 들여다보라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권할 뿐입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래 펼쳐지지 못한 채 책상 한켠에 놓인 책 한 권이 오늘 밤엔 다시 열리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조금 헐거워진 저녁, 이 책의 첫 장을 조용히 넘겨보시길 권합니다.

기사 출처 : 알라딘 도서정보 및 출판사 제공 책소개 등 언론보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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